[인터뷰] 정경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이사장 &
김다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대외협력부 부장
"시각장애인 안마사 협동조합으로 시작해
지역사회 건강 네트워크 구축 시도"
"안마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2013년 국립서울맹학교 동문 8인이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이하 참손길)을 설립했다. 참손길은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안마사 협동조합이다.
참손길이 운영하는 ‘참손길지압힐링센터’의 안마사는 국립서울맹학교 등의 이료(餌料)기관에서 2년 동안 2,000시간 이상 교육을 받은 국가공인안마사다. 매년 일정 시간 이상의 법정보수교육을 받아 최신 수기요법을 학습하며, 매년 참손길만의 안마사 교육프로그램에도 참여해야 한다. ‘참손길지압힐링센터’는 사당점을 시작으로 현재 선릉점, 수원역점, 청주상당점 등 11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참손길은 설립 초기 마을 기업으로 출범하여 5천만 원 지원을 받고 사업을 시작했다. ‘참손길지압힐링센터’의 1호점 사당점에서 정경연 이사장과 김다우 부장을 만났다. 참손길의 발자취와 현주소,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초대 이사장을 했었다고 들었고, 다시 이사장이 됐다.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정경연 이사장(이하 정):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웃음) 인덕원점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돌아왔는데, 참 어렵다. 참손길지압힐링센터는 비교적 안마원 사업을 잘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기를 희망하는 곳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갈등도 있다. 의사결정 착오를 해결하기 위해 갈등해결대화전문가를 섭외하여 대화법과 올바른 회의 문화 조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극복하고 행복한 조합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어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김다우 부장(왼쪽)과 정경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이사 / 사진=이희주 청년기자
Q.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자가 1/3로 감소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진행했고 올해 1월 부천점을 오픈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활약한 비결은 무엇인가?
정: 코로나19 때문에 고객들이 급감하는 과정 속에서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고객들은 (코로나19 확산)분위기가 호전되면서 바로 저희를 찾아주셨다. 정보화 사회에서 목, 어깨의 사용은 통증을 유발하고, 이 통증이 코로나의 위협보다도 더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현대인들은 운동량도 부족해 안마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현대 의학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새로운 치유대책을 근본적으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자연치유, 대체의학, 안마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김다우 부장(이하 김): 안마는 대면이 불가피한 상품이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주 힘들었다. 지난 2년 동안 지역사회 공헌활동은 1건이었다. 마을발전소사회적협동조합의 장난감병원 활동가 대상으로 한 자기지압 강연회였다. 이 활동도 우리 조합 초장기부터 연을 맺었던 마을발전소덕분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와 안마의 효능을 믿어준 고객과 관계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2020년도에 보건복지부가 안마원을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업종으로 분류해서 다시 휴업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 덕도 크다.
Q. 참손길을 찾는 고객 중 2030 여성이 많은데,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김: 안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4050 세대보다 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워라벨, 욜로 등 자기 몸 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 트렌드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자신에게 맞는 마사지 업소를 찾아 여러 군데를 다닌다는 뜻에서 ‘마사지 유목민’이라는 말이 있다. 2030 직장 여성으로 추정되는 ‘마사지 유목민’이 우리의 안마를 경험하고 참손길에 정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당점의 통증관리 서비스 가격은 5만 5천원이다. 안마 서비스가 보통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데, 사회 초년생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다. 그래도 안마에 만족하는 분들은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안마 데이트까지 한다.
Q. 참손길힐링지압센터는 지점마다 안마 상품에 차이가 있는데.
김: 참손길의 안마 상품은 지점의 상권과 점장 또는 소속 안마사의 기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마곡점의 경우, 점장님이 산전산후 마사지를 잘하는 분이라 임산부 타깃의 상품이 있다. 산전산후 마사지는 여의도점, 부천점에도 있다. 부천점에는 어린이 성장 안마 상품도 있다. 인덕원점에는 자석침 케어 상품이 있다. 정경연 이사장이 침술에 능한데, 인덕원점 점장이었을 때 만든 상품이다.
Q. 안마를 통한 지역건강돌봄 활동으로 ‘동작 어르신돌봄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사업은 무엇인가?
김: 우리나라 돌봄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맡고 있다. 노년 인구 증가와 돌봄 요구자의 다양한 욕구를 정부에서 감당할 수 없어 정부는 돌봄 사업을 각 지자체에 내려 보냈다. 2026년부터는 지자체가 맡아서 운영하게 된다. 올해 동작구에서 민관협치 예산이 책정되어 그동안 준비해왔던 돌봄 사업을 ‘동작 어르신돌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조합은 이 사업에 정서지원분과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이 사업은 기획 중이고 지난 4월 28일 사업단 발대식에 참석했다. 사업 진행과 구체적 일정은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후 예산이 책정되어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참손길지압힐링센터 사당점 / 사진=이희주 청년기자
Q.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김: 2030년까지 서울시 26개 자치구와 경기도 주요 도시에 참손길지압힐링센터를 하나씩 개설하여 확고부동한 안마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
Q. 2022년의 참손길은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는지.
정: 올해 다시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행복한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지금까지 참손길은 안마원으로 그 수입이 상당 수준에 올랐다. 영업 활동에 있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것을 배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일자리로 가꾸는 것에는 실패하고 있다. 행복한 일자리, 행복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5개의 분과위원회를 만들었고 조합원들의 활동을 끌어내고 있다. 필요한 경우 TF를 구성해 직영점 3호 건립까지 성공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지역사회건강네트워크구축사업’의 단초라도 마련했으면 좋겠다.
글.사진 이희주(서울시 협동조합 청년기자단 10기)